나누고 싶은 이야기

평생 나눔을 실천하면서도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려 애쓰는 어른. 진주 김장하 선생. 사진은 <어른 김장하> 스틸컷에 문장을 합성. /MBC경남
출처 : 경남도민일보(https://www.idomin.com)
저는 김장하 선생님의 도움으로 고등학교, 대학교를 다녔습니다.
김장하 선생님은 진주에서 남성당한약방을 운영하고 계십니다. 그분은 저뿐만 아니라 100명 넘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셨습니다.
명신고등학교를 설립하고 학교 운영이 궤도에 오르자 나라에 학교를 기부하셨습니다.
그 외에도 경상대학교 남면관 건립, 진주신문 발행, 형평운동기념사업회, 진주정신지키기 모임….
진주 없는 김장하 선생을 생각할 수 없듯이 김장하 선생 없는 진주도 생각할 수 없습니다.
진주시장 범민주 단일 후보로 추대되었을 때 단번에 거절한 사례는 선생님의 지향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본보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분의 생활은 매우 검소합니다. 지금도 자가용 자동차가 없고 골프도 하지 않습니다.
명신고등학교 이사장으로 있을 때 자전거를 타고 학교로 가서 학생들을 상대로 말씀을 하신 적도 있습니다.
학생들에게는 말씀의 내용이 문제가 아니었을 것입니다. 자기 눈앞에서 말하고 있는 이사장이 조금 전에 자전거를 타고 교문에 들어섰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지 않았을까요?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나서 선생님을 찾아뵈었습니다. “선생님이 아니었더라면 오늘의 제가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감사드립니다”라고 말씀드렸더니 선생님의 대답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내가 아니었어도 자네는 오늘의 자네가 되었을 것이다. 만일 내가 자네를 도운 게 있다면 나에게 감사할 필요는 없다.
나는 사회에서 얻은 것을 사회에 돌려주었을 뿐이니 자네는 내가 아니라, 이 사회에 감사해야 한다.”
선생님은 어려서 집이 가난하였기 때문에 공부를 많이 하지 못하셨고, 한약방에서 종업원으로 근무하다가 독학으로 한약업사 자격시험에 합격하여 오늘날까지 한약방을 운영하고 계십니다.
선생님은 어린 시절 공부를 많이 하지 못한 한 때문에 장학 사업을 하셨고 그 과정에서 저에게 선을 베푸셨습니다.
저도 선생님으로부터 입은 은혜를 언젠가는 다른 사람에게 갚을 것입니다. 이런 선순환이 쌓여 이 사회가 훨씬 단단해지고 아름다워지길 바랍니다.
개인의 자유와 창의, 그 성취는 최대한 보장하되 기회를 제공한 공동체에 성취의 일부를 내놓음으로써,
그에게는 자부심을 선사하고, 이 사회에는 새로운 성취를 거둘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길 빕니다.
제 평생의 스승이신 김장하 선생님! 건강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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