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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른노릇 그 어려움에 대하여 ”
2026-08-15 12:50:24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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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어른이 없어 제멋대로인 집안을 콩가루 집안이라 한다.

한 집안의 어른은 구심점이 되어 가족을 뭉치게 하고 가족들 사이를 돈독하게 하며, 가족의 산 역사가 되어 가족의 과거와 현재를 미래에 연결시켜 준다.

어른은 가족들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든든한 대상이다. 어려운 일이 닥치면 찾아가 의논할 수 있으며, 그동안 쌓아온 삶의 지혜와 경험을 바탕으로 가족들에게 힘이 되어 준다.

그렇다고 어른이 항상 완벽하며 강한 것만은 아니다. 어른도 때로는 고뇌하고 힘들어한다. 실수하고 잘못할 때도 있다.

이러한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은 사람을 지나치게 이상화할 위험에서 벗어나게 된다.

늘 완벽하고 빈틈없어서 따라가지도 못할 것처럼 보이던 아버지가 어느 날 아주 우스운 실수를 하는 것을 보게 되면 아버지도 똑같은 사람이구나싶어 한층 가깝고 친밀하게 느끼는 것이다.

어른은 가족들 사이에 다툼이 일어났을 때 이를 적절히 중재하고, 규칙을 만들어 갈등을 조정하는 법을 가르친다.

또 때로는 운동이나 놀이를 함께 하면서 아이처럼 즐거워하며 가족들 내면에 억제되어있는 위험한 충동들을 밖으로 내보낼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도 한다.

그것들을 적절히 통제해 삶의 긍정적인 힘으로 이끌어 가도록 알려 준다.

이런 어른이 없는 집은 선장이나 항해사가 없어 우왕좌왕하는 배와 같다.

대화를 통해 의견을 조율하고 결론을 이끌어내는 어른이 없다면, 배가 풍랑이나 폭풍을 만났을 경우 파도에 휩쓸리기 십상이다.

요즘 우리 사회에는 어른이 없다는 말을 자주 한다. 뿐만 아니라 어른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21세기는 당장 내일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예측하기 힘든 시대다. 다 새로운 지식이 엄청나게 쏟아지며 그것을 누가 먼저 쥐느냐가 성공을 좌우한다.

그러다 보니 어른들이 알고 있던 과거의 지식과 정보들은 쓸모없고 버려야 할 것으로 취급받기 일쑤다.

심지어 빨리 과거를 잊어버리고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습득하라는 압력을 받는다. 그런 가운데 어른들의 지혜와 삶의 경험까지도 무시당하는 게 현실이다.

이런 사회 분위기에서는 괜히 어른으로서 충고하러 나섰다가 본전도 못 찾고 망신만 당하기 쉽다. 그러다 보니 어른들도 선뜻 어른 노릇을 하려 들지 않는다.

아니, 요즘은 오히려 어른들이 젊은이의 취향에 맞추고 젊은이처럼 행동하려고 애쓴다.

이런 노력들이 젊은이의 생각과 느낌을 공유하고 세대 간의 대화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는 바람직하다.

하지만 문제는 요즘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보듯 나이 든 것 자체가 아예 놀림감이 되어 버리는 데 있다.

이를테면 고등학생 몇몇이 골목 모퉁이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데 어른이 그들을 말리기는커녕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려고 골목을 빙 돌아서 간다는 식이다.

이처럼 어른이 점점 어른다움을 잃어가고 어디에도 중심을 잡아 줄 어른이 없는 사회는 균형과 조화를 잃어버리게 된다.

어른이 없는 사회는 어쩐지 불안하다.

 

 

- 김해남 님의⟪어른으로 산다는 것⟫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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